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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로스테이 전승현 대표

등록시간
2020.11.16 11:35

최근에 환경에 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대구에도 제로 웨이스트 샵이 생겨나고 있다.

전직 사육사였던 전승현 대표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아이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전해주고,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환경 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전승현 대표의 삶과 환경에 대한 생각을 듣기 위해 달서구에 있는 제로스테이를 찾았다.




Q. 대구지역에 제로 웨이스트 샵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가족 중에 무환자나무를 키우는 분이 계시는데 너무 바쁘셔서 관리가 안 되더라고요.

무환자나무에서 열리는 소프넛이 1년에 100킬로 정도 수확되는데, 그냥 버려지는 게 아까워서

제가 사업자를 내고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열매와 잎 모두 거품이 나오는 게 신기해서 쓰다 보니

자연스레 제로 웨이스트 활동에 입문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팔리겠어? 라는 의문이 들었는데, 오히려 3개월 만에 완판되고 요즘도 문의 연락이 종종 와요. 소프넛은 수입산 밖에 없는데, 환경을 위해서는 비행기 운송도 문제가 되잖아요.

아마 그런 점에서 수입산보단 비싸지만, 국내산 소프넛을 찾아주시는 거 같아요.

소프넛 판매가 잘 되면서 신기하고 자신감도 생겼어요.

아직 노출된 국내산 소프넛 판매처는 제가 유일하기 때문에 저의 행동이 국내산 소프넛을 알리는

시작이 되어 좋았어요.





Q. 소프넛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사용되나요?


소프넛은 무환자나무의 열매인데요. 무환자는 심어놓으면 주변에 환자가 안 생긴다고 아주 옛날부터 조상들이 불러왔던 이름이에요. 열매뿐만 아니라 잎에서도 거품이 나와서 잘 씻겨요.

무환자나무는 원시시대부터 있었고 외국에서는 흔한 품종이에요.

1년에 1번 겨울이 되면 노랗게 익는데 그때 수확해서 작업해야 열매도 신선하게 말릴 수 있어요.

열매가 맛이 없다 보니 벌레나 새도 없기 때문에 키우기 어렵지 않아요.

마당이 있다면 키워보시는 걸 추천해요. 무환자나무에 대해 관심이 있어서 키우겠다는 분들에게 씨앗을 드리고 키우는 과정을 공유받기도 해요.


피부가 예민한 아이들이 쓰기에도 좋은데요. 저희 아이들은 시제품을 안 쓰고 소프넛으로만 씻겨요.

요즘은 비누 형태로도 친환경 제품이 잘 나와서 활동을 많이 한 날엔 비누로 씻기기도 하고요.

소프넛 우려낸 물을 욕조에 넣으면 입욕제처럼 쓸 수도 있어요.

사용법은 끓이기도 하지만 물에 넣어 놓으면 열매 속 사포닌 성분이 계속 우러나요.

리필해서 계속 쓰고 말리고 하다 보면 열매는 그대로인데 색도 세정력도 줄어들게 되거든요.

그것을 모아뒀다가 끓여내서 또 사용하면 돼요. 다 쓰면 바람 많이 부는 화분에 퇴비로 사용할 수도 있어요. 혹시 아실지 모르지만, 소프넛 씨앗은 염주를 만들 때도 사용된다고 해요.

남길 것 없이 다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소프넛의 큰 매력인 거 같아요.




Q. 제로 웨이스트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물품은 어떤 게 있을까요?


저희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들은 대부분 생분해성 제품들이 많아요.

그래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연에 피해를 주지 않아요.

하지만, 종이도 공장에서 가공된 것이다 보니 100퍼센트 생분해 되는 것은 없어요.

그래도 마트에 있는 것보다는 저희 매장에 있는 제품들이 더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해요.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이라면 환경을 생각하기보단 내 몸을 건강하게 해준다고 생각하시는 게

더 접근이 쉬울 거예요. 환경은 환경이고 나는 나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환경을 생각하기보단

내 몸에 닿는 것으로 생각하시면 좋을 거예요.


제품 중 가장 일상적인 물품인 칫솔이나 수세미를 추천해요.

익숙한 제품들을 친환경 제품으로 바꾸는 것으로 시작해 봐요.

그리고 소프넛에 관심이 있다면 해면을 사용하시는 것도 추천해요.

해면은 바다에 사는 산호초 같다고 생각하면 돼요. 소프넛 거품을 내고 샤워타월로 사용하기 좋답니다.





Q. 지구를 지키기 위해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활동은?


식당에서 사용되는 음식물은 그냥 버리게 되니까 밥 안 남기고 먹는 것도

지구를 지키는 데에 도움이 돼요. 그리고 물 절약하기 위해 양치 컵 사용하기 같은 사소한 것들도 도움이 되고요. 얼마 전에 만난 제 친구가 제로 웨이스트 하는 사람이 아닌데 물 아껴 쓰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사실 우리는 이미 하고 있는 게 많을 수도 있어요. 환경을 지키는 일은 불편할 수 있어요.

일반 세제는 한번 짜면 나오지만 소프넛은 우려내야 하는 것처럼요. 하지만 감수해야 하는 거 같아요.

또, 이미 이런 활동들을 알게 된 이상 벗어나기 힘들 것 같아요.

그래서 제로 웨이스트를 하는 분들은 지속해서 하시는 것 같아요.

결국, 우리를 위한 일이니까 이 정도 불편함은 감수할 수 있지 않을까요?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소프넛은 다음 달에 수확을 시작할 예정이에요.

저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많은 사람이 환경 운동에 동참했으면 좋겠어요.

아이들 친환경 물품에도 관심이 많아서 알아봤는데, 이미 개인 판매가 잘 되고 있어서

아직은 더 알아보고 있어요. 사실, 전에 직장이 사육사였는데 결혼 후 그만두게 되었어요.

드디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만나 잘해왔는데 길게 못 해서 아쉬웠어요.


꿈이 있던 나에 비해 결혼 후 삶이 너무 달라서 스스로가 무능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집에서 제로 웨이스트 활동을 하면서 잃어버렸던 성취감을 다시 찾은 것 같아요.

역시 하고 싶은 걸 하니 에너지도 생기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는 엄마가 되더라고요.

성취감은 이런 작은 활동으로도 시작될 수 있어요. 지금의 저를 있게 하기도 했고요.

나를 위한 환경 활동을 더 많은 사람이 같이 했으면 좋겠어요.